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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3)학교선배인남편, 지리산서 내 인생의 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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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본사랑재단 작성일10-10-13 조회6,6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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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역경의 열매]최복이(3)
학교 선배인 남편, 지리산서 내 인생의 짐을
 
남편인 김철호 본죽 대표와 나는 충남대학교 국문학과 커플이다. 1983년 6월 경북 문경에서 있었던 과 전체 학술답사에서 남편을 처음 봤다. 나는 83학번, 남편은 82학번이었다. 남편은 학술답사 조 편성 시간에 조교 선생님께 너무나 태연하게 나와 같은 조로 짜 달라고 부탁했다.

그 후 얼마 안 돼서 지리산등반을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다른 선배와 이야기를 하며 힘겹게 노고단을 오르고 있을 때 김 선배는 아무 말 없이 내 배낭을 자리 앞쪽에 메고 앞서 빠른 걸음으로 올라갔다. 선배 배낭에서 버너용 기름이 흘러 등과 허리가 젖어 들었다. 자기 배낭만도 엄청 무거웠을 텐데 내 것까지 메고 묵묵히 올라가는 모습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남편은 나이보다 어른스럽고 철든 고학생 같았다. 다른 학생과달리 삶을 깊이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국문과지만 철학과 에서도 수강했다. 나는 그 모습이 좋았다. 사실 나도 대학교에서 많이 방황했었다. 비슷한 고민을 해서 그런지 우리는 마음이 잘 통하고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하나님을 처음 만난 건 순전히 시어머니때문이다. 친정집은 보수적이면서도 유난스런 불교 집안이었다. 종갓집으로 유교적인 분위기가 강한 데다 선산에 절이 있고 고모 중 한 분이 승려일 정도였다. 그렇다고 불교 신자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이런 분위기 탓에 교회 근처에 가 본 적 없이 자랐다.

1985년, 3학년 여름방학때의 일이다. 충남 서천에 계신 김 선배의 어머니께서 초대해 주셔서 놀러 갈 기회가 있었다. 하루 저녁을 자야 할 상황이라 어머니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녘에 손길이 닿는 느낌이 들어 살며시 눈을 떴다. 어머니가 내 머리부터 손과 발, 심지어는 배까지 쓰다듬으며 기도하고 계셨다. 어머니는 내 이름과 당신의 5남매 자녀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가며 간절한 기도드리고 있었다.

“나의 갈길 다가도록 예수 인도 하시니 어려운 일 당할 때도 족한 은혜 주시네…” 그렇게 ‘나의 갈길 다가도록’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은혜가 풍성한 하나님은’과 같은 어머니의 찬송이 나지막하게 이어졌다. 태어나서 그렇게 감동적인 노래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날 새벽 그 기도와 찬송은 내 영혼을 울렸다. 눈을 감고 기도와 찬송을 들으며 나는 하나님을 만났던 것 같다. ‘서른 중반에 혼자 되셔서 행상을 하며 5남매를 흠 없이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저 기도의 힘이구나! 얼마나 고단하고 힘드셨을까?’ 스러지게 부르는 찬송은 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김 선배의 어머니처럼 나도 기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길로 올라와 스스로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고 실컷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는 사람이 되었다.

2002년 서울 대학로에 본죽을 열고 1년에 200개 정도의 가맹점을 열며 잘 나가다가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다.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니 모든 관리가 어려워지고 그에 따른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했다. 그때 대학로 본점 4층을 사무실 겸 기도실로 사용하며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를 했다. 하루에 1∼2시간씩 정해 놓고 날마다 간절히 기도했다. 마땅히 나아갈 길을 알려 달라고. 나는 지금도 어렵거나 문제가 있을 때면 한없이 찬송을 부르는 습관이 있다. 아마도 시어머니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시어머니는 지금도 새벽기도를 나가시고 찬송을 부르기를 좋아하신다. 그날 시어머니의 기도와 찬송은 분명 내 영혼에 떨어진 하나님의 씨앗이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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